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연방대법원 ‘로 대 웨이드’ 판결 뒤집었다

연방대법원이 임신 6개월 내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었다.     24일 연방대법원은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를 금지하는 미시시피주법의 위헌 여부를 결정하는 표결에서 6대 3으로 헌법에 합치한다고 판결했다. 이어 진행된 ‘로 및 플랜드페어런트후드 대 케이시’ 판결을 폐지할지 여부에 대한 표결에선 5대 4로 폐기를 결정했다.     이는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49년 만에 뒤집는 것이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은 임신 약 24주 뒤에는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보고 그전에는 낙태를 허용한 내용의 1973년 연방대법원 결정이다. 이는 여성의 낙태권 보장에 기념비적 이정표로 여겨져 왔다. 1992년 ‘플랜드페어런드후드 대 케이시’ 사건은 이를 재확인한 내용이다.     이번 판결로 낙태에 대한 헌법적 권리가 인정되지 않으면서 낙태권 존폐 결정은 각 주정부 및 주의회의 권한으로 넘어가게 됐다.     대법원의 판결로 50년 가까이 보장됐던 낙태권이 크게 후퇴했다는 평가와 함께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에 대한 찬반 논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새뮤얼 앨리토 대법관은 다수 의견문을 통해 “로(로 대 웨이드)는 처음부터 심각한 오류가 있었다. 추론이 약했을 뿐더러 그 결정이 해로운 결과를 낳았다. 국가적 논쟁과 분열을 심화시켰다”고 밝혔다. 또 “헌법에는 낙태에 대한 언급이 없으며 이 권리는 어떤 조항에 의해서도 암묵적으로 보호되지 않는다”면서 “이제 낙태 문제 결정을 국민이 선출한 대표에게 돌려줄 때”라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에서 보수 성향의 대법관이 잇따라 임명돼 연방대법관 9명 중 6명이 보수성향으로 평가되는 등 대법원이 보수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달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를 뒤집는 내용의 다수안을 채택했다는 판결문 초안을 보도한 바 있다.     이후 각 주별로 낙태 문제와 관련한 입법과 정책 시행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50개 주 가운데 절반 이상이 낙태를 금지하거나 극도로 제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뉴욕·뉴저지·워싱턴DC 등 16개주의 경우 낙태권을 보장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긴급 대국민 연설을 통해 “국가와 법원에 슬픈 날”이라면서 대법원의 판결을 비판했다.     반면, 트럼트 전 대통령은 방송에 출연해 이번 판결에 대해 “오래전에 줬어야 할 권리를 되돌려주는 것”이라고 환영했다.     장은주 기자연방대법원 웨이드 판결문 초안 낙태권 보장 낙태권 존폐

2022-06-24

[J네트워크] 낙태 판결문이 유출된 '이유'

그는 왜 기자를 찾았을까. 이달 초 낙태권(임신중단 권리)의 헌법적 권리를 박탈하려는 미국 대법원의 판결문 초안이 유출됐다. 전례가 없는 사건이다. 이를 특종 보도한 폴리티코는 ‘사건 관계자’에게 초안을 입수했다고 썼다. 대법원이 수사를 의뢰했으니 제보자가 드러나는 건 시간문제다. 그런데도 이런 극단적 방법을 택했으니,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판결문의 내용을 보며 유출 이유를 설명하는 이도 있다. 초안을 작성한 보수 성향의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낙태권의 박탈이 진정한 민주주의 회복이라 설파한다.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에서 당시 미국 대법관들이 7(찬성):2(반대)라는 압도적 표결로 보장한 여성의 헌법적 권리를 법원이 아닌 국민이 선출한 대표자들이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얼리토의 이런 논리는 동성결혼 등 다른 소수자의 권리를 박탈하는데도 적용될 수 있다. 지금 많은 주의 대표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추종자다. 그와 반대 진영에 있는 이들에겐 견딜 수 없는 법 논리다. 그러니 올해 11월 중간 선거 전 여론을 환기해 ‘판례 뒤집기’를 막으려 했단 것이다.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제보자는 언론에 터트리는 것 외에는 낙태권을 공론화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 아닐까. 미국 사회는 낙태와 같은 사회적 쟁점을 해결할 능력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정치권은 갈등을 조정하는 곳이 아닌 폭발시키는 곳이 됐다. 미국 의회엔 낙태권을 법으로 명문화할 수 있는 50년에 가까운 시간이 있었다. 대법원에 기댄 채 수십년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정치인은 없었다. 초안이 유출된 뒤에야 민주당에서 낙태권을 연방법으로 보장하려는 ‘건강보호법안’을 제출했지만 49(찬성):51(반대)로 부결됐다. 부결이 예상된 터라 사실 쇼에 가까웠다.   한국도 상황은 반대지만 본질은 다르지 않다.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2020년 말까지 법을 개정하라”고 했다. 국회는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검수완박을 두고 한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투표를 주장했다. 2014년 헌재가 일부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지만, 국회는 역시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위헌인 법이 그대로니 실시 자체가 불가능하다. 서글픈 코미디다. 우리 정치도 작동하지 않고 있다.   얼리토 대법관이 말한 진정한 민주주의는 판결문 속에서만 존재하는 허상 아닐까. 현실 속에서 우리를 대표하는 이들은 망가져 버린 지 오래다. 정치가 갈등을 해결할 능력을 상실한 상황에서 제보자에겐 선택지가 많지 않았을 테다. 유출만으로도 추락할 대법원의 신뢰 역시 치러야 할 값비싼 대가다. 판결문 유출은 망가진 정치가 초래한 예고된 재앙이다. 우리 역시 피해가기 어려운 가까운 미래다. 박태인 / 한국 중앙일보 기자J네트워크 판결문 낙태 판결문 유출 낙태 판결문 판결문 초안

2022-05-23

연방대법 '낙태권 폐지' 초안 파장

50년 가까이 낙태 합법화를 법적으로 지탱해왔던 ‘로 대 웨이드(Roe vs Wade·1973년)’ 판례를 무효로 하는 연방 대법원의 판결문 초안이 유출됐다.   이로 인해 가주를 포함, 전국은 낙태 권리를 둘러싼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는 총 98페이지에 달하는 판결 관련 의견서 초안을 법원 내부 관계자로부터 입수, 이를 지난 2일 공개했다.   사무엘 알리토 연방대법관이 지난 2월 10일 작성한 의견서 초안에는 “로 판례는 처음부터 터무니없이 잘못됐다. 추론은 매우 빈약했고 그로 인한 결정은 해로운 결과를 낳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번 의견서 초안은 지난해 미시시피주가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를 금지하자 낙태 클리닉인 잭슨 여성보건센터가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작성된 것이다.   연방대법원은 사실상 수십 년간 낙태 합법화의 법적 근거였던 로 대 웨이드 판례 자체를 뒤집는 동시에 낙태를 금지한 미시시피주의 손을 들어주는 셈이다.   의견서 초안에는 ‘로 대 웨이드’를 포함, 낙태 가능 기간을 3분기(trimester)로 나누는 것을 폐기했던 ‘플랜드 페어런트후드 대 케이시(Planned Parenthood vs Casey·1992년)’ 판례까지 뒤집는 내용이 포함됐다. 사실상 낙태 권리의 법적 근간이 됐던 판결들을 모두 무효로 하는 내용이다.     대법원이 기존 판례를 파기한다고 해서 낙태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의 판결은 낙태권이 헌법적 권리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는 것이어서 낙태 규제 여부는 주 정부나 의회의 결정 사항으로 돌아가게 된다.   낙태권 옹호 단체인 구트마허연구소는 기존 판례가 무효화할 경우 26개 주가 낙태를 사실상 금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부분 공화당이 우세한 지역들이다.       의견서 초안 내용이 유출되자 워싱턴DC 연방 대법원 주변은 낙태 권리를 주장하는 시위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날 민주당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원내대표 등은 성명을 통해 “지난 반세기 이래로 가장 심각하게 인권을 제한하는 일”이라며 “최악의 혐오스러운 판결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낙태 반대 기관인 수잔비앤서니리스트 마조리 대넌펠저 대표는 “만약 법원의 의견서 내용이 최종 확정된다면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며 “국민은 자신들이 선출한 대표자를 통해 여성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태아를 보호하기 위한 논의를 할 수 있고 그에 따른 법도 제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견서 초안 유출로 연방 대법원은 낙태 옹호 진영으로부터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폴리티코는 이와 관련, “이는 초안(1st Draft)으로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의견서 작성 과정에서 대법관들이 견해를 바꾸는 경우도 있다”고 보도했다. 장열 기자연방대법 낙태권 낙태권 옹호 의견서 초안 판결문 초안

2022-05-03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